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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치컴(PitchCom), 이제는 KBO에서도 본다

by 애월천사의 인포올 2025.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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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BO 리그 경기를 보다 보면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장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투수와 포수가 손으로 사인을 주고받던 익숙한 모습 대신 포수가 씬가드의 무릎 부위를 미트로 살짝 가리는 장면이나 투수가 글러브를 귀에 가져다 되는 모습이 종종 포착되곤 하죠. 이 변화의 중심에는 "피치컴(PitchCom)"이라는 무선 사인 전달 장비가 있기 떄문입니다.

 

피치컴은 2022년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본격적으로 도입되었으며 이제는 KBO 리그에서도 일부 구단을 중심으로 점차 활용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포수가 버튼을 눌러 구종과 코스를 입력하면 그 내용이 무선으로 투수에게 전달되는 방식인데요. 이를 통해 사인 훔치기를 방지하고 경기 템포를 빠르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제 KBO도 전통적인 손사인 대신 디지털 방식으로 진화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피치컴이란 장비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며 실제 경기에서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그리고 도입에 따른 장단점은 무엇인지 천천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피치컴 KBO 도입 이미지와 야구모자
피치컴 KBO 도입

 

⚾ 피치컴이란? – 무선으로 사인을 주고받는 시대

 

피치컴(PitchCom)은 야구에서 투수와 포수가 무선으로 사인을 주고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전자 장비입니다. 전통적으로 포수는 손가락을 이용해 투수에게 구종(직구, 변화구 등)과 코스를 전달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손사인은 상대팀에서 쉽게 훔쳐볼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죠. 상대 팀이 사인을 훔치거나 분석해 공격에 활용하는 경우도 종종 문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도입된 것이 바로 피치컴입니다. 피치컴 시스템은 포수가 손목이나 씬가드에 착용한 기기를 통해 버튼을 누르면 해당 정보가 무선 신호로 투수에게 전달되는 방식입니다. 투수는 모자 안쪽이나 귀에 착용한 수신기를 통해 이 신호를 음성으로 듣게 됩니다. “패스트볼, 바깥쪽” 같은 식으로 음성 사인이 직접 전달되는 것이죠.

 

피치컴은 단순히 사인 전달 방식을 바꾸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사인 전달 속도를 높여 경기 템포를 향상하고 불필요한 작전 시간 낭비를 줄여 경기 흐름을 매끄럽게 만들어 줍니다. 또한 언어 장벽이 있는 외국인 선수나 경험이 적은 선수들과의 소통에서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피치컴은 경기의 전략적 요소를 기술적으로 보완해 주는 장치로 현대 야구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 KBO의 피치컴 도입 – 변화의 시작점

 

KBO 리그에서도 피치컴(PitchCom)의 도입이 본격화되었습니다. 2024년 7월 15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각 구단에 피치컴 세트를 배포하고 구단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사용 방법과 규정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로써 KBO 리그와 퓨처스(2군) 리그에서도 피치컴을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피치컴 세트는 송신기 3개와 수신기 12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송신기는 포수나 투수가 착용하고 수신기는 투수, 포수, 그리고 최대 3명의 야수가 모자 안쪽에 착용할 수 있습니다. 이 장비를 통해 포수가 버튼을 눌러 구종과 투구 위치를 입력하면 해당 정보가 음성으로 수신기 착용자에게 전달됩니다.

 

롯데자이언츠 투수와 포수의 피치컴 착용 장면
롯데자이언츠 투수와 포수의 피치컴 착용 장면

 

 

현재 피치컴의 사용은 의무 사항은 아니며 각 구단의 판단에 따라 경기나 훈련 시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부 구단은 시범적으로 피치컴을 도입하여 경기 운영에 변화를 주고 있으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새로운 장비에 적응하며 활용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KBO는 피치컴의 도입이 사인 훔치기 방지와 경기 템포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KBO 리그가 더욱 현대화되고 팬들에게 더 나은 경기 관람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봐야겠지요. 프로야구 원년부터 롯데자이언츠 팬이었던 제 개인적으로도 함께 도입된 피치클락(Pitch Clock) 규정과 함께 아주 긍정적 도입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 피치컴의 장점과 한계 – 기술은 편리, 완벽함은 아직

 

피치컴은 분명히 현대 야구의 흐름에 맞는 혁신적인 장비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사인 도청의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상대 팀이 포수의 손짓을 해석하거나 주루 코치가 사인을 분석해 공격에 이용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피치컴은 무선 암호화 신호를 이용해 사인을 전달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이를 훔쳐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또한 사인 전달 과정이 간소화되면서 경기 템포가 빨라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투수와 포수가 빠르게 사인을 주고받으며 리듬을 잃지 않게 되니 자연스럽게 경기의 몰입도도 높아집니다. 특히 투수 교체가 잦은 팀이나 경험이 적은 투수들이 많은 경우에는 의사소통의 효율성이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치컴이 완벽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아직은 기기에 대한 익숙함과 신뢰도가 선수마다 다르며 장비 오류나 배터리 문제 등 예상치 못한 변수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신기에서 음성이 끊기거나 잘못된 신호가 전달되면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지요. 특히 장비에 덜 익숙한 베테랑 선수들은 “직접 눈을 보고 손짓으로 교감하는 게 더 좋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뉘는 편입니다. “기술이 도입돼서 경기 템포가 좋아졌다”는 반응도 있지만 “야구의 묘미는 심리전인데, 그런 재미가 사라졌다”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결국 피치컴은 새로운 선택지일 뿐, 모든 상황에 완벽히 들어맞는 정답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 앞으로의 전망 – KBO 전면 도입될까?

 

피치컴은 이제 단순한 시범 기술이 아니라 KBO 리그의 미래 방향을 보여주는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아직은 모든 구단과 모든 경기에서 전면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시범 도입 과정에서 얻은 긍정적인 피드백과 성과를 바탕으로 점차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KBO가 함께 도입한 피치클락(Pitch Clock) 같은 제도와 함께 피치컴은 다양한 첨단 장비 도입의 출발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투구 템포를 빠르게 유지하고 사인 교환 시간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는 피치컴이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과 팬들이 이 새로운 시스템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입니다. 기술의 도입이 곧바로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선수들의 부담을 줄이고, 관중들에게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의 손사인을 고수하고 싶은 이들도 있고 피치컴의 완전한 정착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KBO 리그 역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조금씩 기술과 전통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피치컴이 어떻게 활용되고 발전할지 지켜보는 일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야구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고, 우리는 그 현장을 함께 경험하고 있는 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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